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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여행

뉴트로 감성 끝판왕 스타벅스 경동 1960

by 노마드 여행자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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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방치되었던 60년된 영화관을 뉴트로한 감성으로 되살려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곳이 있습니다. 뉴트로한 감성으로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공간, 나이 든 분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는 공간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장소로 재탄생한 스타벅스 경동 1960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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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경동 1960 찾아가기

스타벅스 경동 1960은 경동시장 4번구역 초입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하철 1호선을 이용시 재기동역 2번 출구로 나와서 200여미터를 걸어가면 KB국민은행이 나오고 이를 지나서 횡단보도를 건너자 마자 좌회전 후 150여미터를 걸어가면 경동시장 광성상가 4번 구역에 도달하며 4번구역 입구에서 10여미터 앞에 스타벅스와 금성전파사 간판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있어 스타벅스 간판을 찾기 까지는 쉬운데 이곳에서 실제로 스타벅스가 위치한 곳으로 찾아가기 위해서는 3층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설마 이런곳에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많이 낡아 보이는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층층이 '2층 인삼, 홍삼, 수삼, 건삼, 도매'라는 문구를 도배해 놨는데 다소 우습기도 하고 그것만 따라가면 인삼 매장으로 갈것 같은 느낌을 갖고 올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주차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약령시 한의학 박물관 지하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추천하고 그곳에 주차하면 250여미터 정도 도보로 이동시 4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또한 청량리 1노상 공영주차장도 있는데 그곳에서는 300여미터 이동하면 되고 경동시장 신관 지하 민영주차장도 이용가능한데 입구를 찾는 것도 복잡해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주차요금은 공영주차장이나 민영주차장 모두 동일하니 편한 곳을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경동시장과 경동극장의 역사

경동시장은 동대문구에 있는 재래시장이며 한국 최대 규모의 한약재 시장으로 유명하고 1호선 재기동역과 청량리역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한약재의 70%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명칭은 '서울 약령시'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제기도 약재시장' 이나 '경동시장 한약재 거리' 등의 명칭으로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사실 약령시의 효시는 대구시 약령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 효중 9년 1658년 왕명으로 대구에 약령시가 설치된 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도 명맥을 이어왔고 현재도 '약전 골목'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지역에서는 약재 판매하는 곳으로 명성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면 서울시 약령시는 1960년 전후에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졌고 1970년부터 종로지역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땅값이 상승했고 더이상 종로일대에서 상점을 유지하기 힘들어 외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경동시장은 한약재 시장으로 점점 커졌으며 1995년 서울시는 서울경동약령시 전통한약시장으로 지정하였습니다. 

경동극장은 1994년 문을 닫은 상태로 28년간 방치된 공간이었으며 2022년 스타벅스와 LG 전자가 협업하여 거의 60년이 지난 노후된 목조 트러스구조 건축물을 최대한 옛 감성을 살리면서 H빔 기둥을 활용하여 리모델링을 해서 지금의 창고형 레트로 감성이 풍부한 스타벅스 경동 1960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곳은 지역상생을 위해 동반성장위원회, 경동시장상인연합회, 케이디마켓주식회사와 업체간 상생 협약을 맺어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에서 300원씩 적립하고 있고 이것은 경동시장 지역 상생 기금으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경동시장은 사실 청량리 종합시장, 청량리 농수산물 시장, 청량리 청과물시장 등의 규모에 비하면 작은 시장으로 본관과 신관, 별관, 삼화상가, 경동빌딩 일대로 만들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스타벅스 경동 1960 분위기

가. 주변 분위기

주변 분위기는 그냥 대형 재래식 시장이며 스타벅스가 입점한 것 자체가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견과류와 과일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1년 365일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시끌벅적한 공간에 분위기 있는 카페가 위치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의문을 자아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 입구-금성전파사 스크린-스타먹스 주문대
3층 입구(좌)-금성전파사 대형스크린(중앙)-스타벅스 주문대(우)

한약재 전문시장으로 유명한 경동시장은 신선한 식자재도 즐비한 곳이며 700여개의 점포가 영업중인 곳이기도 합니다.

60년이 넘은 노후 건물 입구에서 스타벅스 간판이 있는 것 자체가 처음엔 많이 어색하기도 했고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마신 후 젊은 연인들이 손을 잡고 시장 곳곳을 둘러보는 모습도 다른 시장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통인시장이나 광장시장 처럼 먹거리가 유명해지면서 젊은이들이 찾는 공간이 된 것이 아니라 카페가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한약재 시장을 둘러본다는 것이 다소 이색적인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페가 3층에 있다고 하니 엘리베이터를 먼저 찾는 MZ세대들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 웃음이 나오기도 했는데 3층까지 발품을 팔아서 도착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기분좋게 하는 왠지 모를 끌림이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3층 입구에 도착하면 LG 전자의 대형 모니터 영상이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고 금성전파사라고 하는 공간에서는 각종 체험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금성전파라는 곳과 스타벅스가 무슨 연관이 있기에 마치 하나의 매장처럼 되어 있나 싶었는데 LG와 스타벅스가 협업하여 청년몰과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해가 됐던 것 같습니다. 

나. 실내 분위기

좌석은 1, 2층 합쳐서 총 146석이며 363평 정도 규모이고 1,2층이 오픈되어 있고 극장 계단을 그대로 살려놔서인지 옛 극장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왠지 모던한 느낌도 나면서 부조화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의 가장 특별함은 과거 영화를 상영하던 극장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음료를 주문하면 영사기 빔을 이용해서 벽면에 닉네임이나 영수증 번호를 띄우고 있었는데 과거에는 영화를 송출하던 영사기가 지금은 음료가 준비되면 손님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가지 숨겨진 비밀은 주문 테이블이 스타벅스 재고 텀블러를 파쇄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영화관 계단을 그대로 살려서인지 주문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면 무대 중앙에 나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테이블과 계단에 앉아 있는 분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도 받아 개인적으로 민망함을 느끼기도 하는 등 마치 주문하는 순간 만큼은 연극배우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곳은 또한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으로 매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저녁 6시부터 30분간 문화예술 공연도 열린다고 하며 주문대 옆에 작은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전통시장이라는 공간과 최신 문화공간이 공존한다는 것이 왠지 모를 부조화를 느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젊은이들에게 전통시장을 접할 기회를 주는 공간이 되고 있고 남녀노소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흥미로운 모습들을 많이 목격했던 것 같습니다.

 

음료 및 베이커리 평가

이곳에서 파는 모든 음료와 베이커리는 다른 스타벅스에서 파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나 맛은 스타벅스와 같은데 마치 명절에 3대가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는 듯한 분위기가 나서인지는 몰라도 음료나 베이커리가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80을 훌쩍 넘긴 어르신부터 10학생들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에서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고 세대가 통합하는 공간으로 평가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맺음말

20년 이상 방치되었던 쓸모없는 공간을 뉴트로한 감성으로 재탄생시켜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장소로 만든 것 자체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기업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영세 시장 상인들과의 번영은 물론 2019년 문을 연 청년몰과의 상생도 함께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에 미래 대한민국의 발전 모델을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사업이 시작되던 초기에는 대기업까지 영세 상인들과 청년들의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한다고 반대도 했었다고 하는데 스타벅스 입점 후 대부분 매장은 매출이 상승을 했고 유동인구도 엄청나게 증가하여 활력을 되찾았다고 하며 청년몰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거의 폐업 직전까지 갔었는데 매출이 100배 이상 증가한 곳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스타벅스 경동 1960은 이제 더이상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사람을 만나는 공간을 뛰어넘어 남녀노소 통합의 장이 되고 있고 주변의 청년몰을 운영하는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대기업과 소상공인간 상생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보여준 매우 이상적인 사례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시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고 많은 젊은이들과 소상공인들이 꿈을 만들어갈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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