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탄생배경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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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글
마스터스 대회는 매년 4월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열립니다.
최고의 골프대회인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뉴저지의 파인 벨리 골프클럽, 북부 캘리포니아의 싸이프레스 포인트 클럽과 함께 미국 톱 3 골프클럽으로 이름을 나란히 하는 곳입니다.
오거스타 내셔널과 싸이프레스 포인트는 같은 디자이너 엘리스터 맥킨지의 작품인데, 클럽의 재정능력과 멤버들의 영향력으로 비교하면 단연 1위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입니다.
2.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역사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관한 이야기는 1929년 US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건설자 중 한 명이 바비존스이기 때문인데, 1929년 USGA는 대회 장소로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 골프 링스를 선정했습니다.
USGA의 챔피언십 역사상 처음으로 서부에서 개최되는 대회였습니다. 1927년, 28년 US 아마추어에서 연속 우승했던 바비 존스가 3연패에 도전하는 대회였는데, 그해 6월 US 오픈에서도 존스가 우승했었으므로 미디어와 골프팬들은 그의 우승을 기정사실화 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예선 36홀을 1등으로 통과한 존스는 1회전인 32장 매치플레이에서 상대로 13타나 더 많이 쳤던 무명의 조니 굿맨 Johnny Goodman을 만났는데 여기서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조니 굿맨에게 패배해 탈락하게 됩니다.
경기를 본 모두에게 충격이었습니다. 1회전에서 탈락한 바비 존스는 비행기도 없던 시절에 고향인 동부의 애틀랜타에서 대륙을 가로질러 페블비치까지 왔고 또 월요일에는 페블비치 근처에 새로 오픈하는 골프클럽 파사티엠포에서 시범라운드를 해야 하는 스케줄이라 곧바로 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페블비치 바로 옆에 붙어있는 싸이프레스 포인트로 골프를 치러 갔는데 라운드 내내 코스의 아름다움에 감탄했습니다.
존스는 싸이프레스 포인트의 디자이너 엘리스터 맥킨지를 만났고 코스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장차 자기의 골프 코스를 건설한 디자이너로 맥킨지를 낙점해 사람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뉴욕을 방문했던 존스는 증권중개인으로 명성을 날리던 클리포드 로버츠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골프장 건설 사업의 동업을 결정합니다.
존스는 로버츠와 오거스타에 45만 평 부지를 매입하고, 코스 디자인을 앨리스터 맥킨지에게 의뢰했습니다. 존스는 맥킨지와 함께 디자인에 참여해 홀 마다 수백 개의 티 샷을 쳐 보면서 티잉구역과 랜딩존을 정했는데, 존스의 구질이 드로이므로 자연스럽게 드로구질을 치는 선수에게 유리한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드로를 치지 못하는 선수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분야의 최고인 두 사람이 의견을 치열하게 교환한 결과 지금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디자인이 완성될 수 있었는데, 엘리스터 맥킨지는 건강이 좋지 않아 그 골프장이 완성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1932년 골프장을 건설하는 과정도 특별했는데, 중장비가 없었던 시절이라 꽉 찬 소나무를 베어내고 뿌리를 제거한 후 흙을 메우는 작업을 모두 사람의 손으로 진행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경제 대공황으로 실업자가 넘쳐나는 시절이라 하루 일당으로 1달러만 주면 무제한으로 인력을 투입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시간도 해가 뜰 때부터 저녁에 해가 안보일 때까지 전쟁 치루 듯 계속했는데, 그 결과 124일 만에 코스를 완성했습니다.
코스가 완성된 후에도 한동안 클리포드 로버츠의 지휘에 따라서 매년 개선 작업을 이어왔다고 하는데, 그가 죽기 전까지 로버츠의 허락이 없이는 그린을 깎을 수도, 한 줌의 모래를 뿌릴 수도,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3. 맺음말
마스터스 대회 골프장에 가 보면 중계방송 카메라를 위한 셋트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호수의 물에는 진한 색 검푸른 물감을 풀어놓았고, 벙커에는 눈부시게 하얀색 모래를 채웠고, 나무 사이 바닥에는 외부에서 반입해 온 솔잎이 깔려 있습니다.
흰색 왕모래가 보이는 흙 길에는 초록색 물감을 뿌렸고 코스에 보이는 카메라 타워나 스탠드, 매점의 지붕, 코스바닥의 길 안내, 갤러리 로프, 쓰레기통 까지도 모두 초록색이라서 눈에 띄지 않습니다.
만개한 철쭉꽃 등, 현장에서 보는 코스의 모습은 TV에 중계되는 화면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페어웨이의 잔디를 깎는 방향도 그린에서 티잉구역 쪽, 한 방향으로만 깎는데 열다섯 대가 넘는 장비들이 줄지어 한번에 깎아가는 장면은 장관입니다.
티잉구역에서 보아 역결로 깎으면 티샷 한 볼이 덜 굴러서 코스가 길어지는 효과가 있고, 선수의 눈에 더 진한 초록색으로 보여서 볼이 잘 보이고, 어프로치 샷을 할 때 깨끗한 임팩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코스 전체에 러프가 없어서 쉬워 보이지만 유리알처럼 단단하고 빠른 그린이 선수들을 괴롭힙니다.
보통 다른 대회에서 파3의 티잉구역을 보면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이전 라운드들에서 생긴 많은 디봇 자국들이 파여있지만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에서는 전날의 디봇들이 흔적도 없이 수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매일 라운드가 끝난 후 잔디를 교체하기 때문입니다. 매년 4월에 개최되는 마스터스 대회를 보면서 코스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골프의 재미를 더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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